대주주 건강 위독설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지난주 현대모비스를 보고)
지난주 정몽구 회장의 건강 위독설 관련 지라시가 시장에 돌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크게 움직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바로 해당 풍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공시를 내놓으면서 관련 루머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대주주 또는 오너의 건강 위독설에 해당 기업과 계열사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사주의 사망은 ‘어둠의 호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말이죠.
(※ 오늘 증시토크는 특정 종목에 대한 매매의견이 아님을 공지드립니다.)
■ 투자자들의 학습효과 : 삼성전자 및 그 외 다수
4년 전이었지요. 2020년 10월 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후 주식시장에는 흥미로운 현상이 발생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이후 6년의 투병 기간을 보내고 2020년 10월 25일에 별세하였습니다.
(※ 그 6년의 세월 동안 여러 루머들이 한해에 한두 개씩 등장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10월 말 이건희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의 주가는 급등 양상이 나타납니다. 경영승계 중심에 있었던 삼성물산은 10월 26일부터 급등하면서 석 달 동안 거의 50% 상승하였고, 삼성전자와 그 외 종목들도 꾸준히 상승하면서 50%~10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수개월 만에 만들었습니다. 2020년 동학개미 운동의 유동성은 삼성그룹주로 몰리면서 그 폭발력은 더욱 거세어졌습니다.
불과 4년 전에 이런 학습효과가 있었고 2019년에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별세 때에 한진그룹 사례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상장사 중 상당수가 총수 또는 회장이 별세한 후에는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사례가 한국 증시에서는 부지기수입니다.
[ 지난주 정몽구 회장 위독설에 주가가 급등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
■ 오너의 별세 : 경영승계의 강제 종료 및 상속의 시작을 의미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 원인 중 경영승계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경영승계를 위해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여러 가지 회사 정책들은 한국 증시를 디스카운트 되게 만들었지요. 기업분할 후 상장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경영 2세, 3세의 회사에 일감 몰아주는 일들도 많았고, 여러 가지 금융 기술이 복합적으로 사용되면서 상장사들은 이상하리만치 주가가 오르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의 경우 이상하리만치 재무제표가 보수적인 회계가 적용되거나, 아무리 실적이 좋고 여러 가지 밸류에이션이 좋다하더라도 주가가 올라가지 않는 사례들이 왕왕 있었습니다.
마치 “주가가 올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는걸?”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주가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사례도 많았었지요.
경영승계 관점에서 보자면, 핵심 계열사 및 경영승계를 할 회사들의 주가는 적당히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영 2세, 3세에게 주식을 증여하거나 내 자녀가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여 지분을 늘리려 할 때 주가가 높은 것보다는 낮을 때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기업오너 또는 회장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바로 상속 절차로 들어가게 됩니다.
즉, 강제 경영승계가 완료되는 것이지요. 이때부터는 굳이 주가가 낮을 필요는 없습니다.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라도 혹은 주식을 담보로 무언가를 꾀하기 위해서라도 낮은 주가보다는 높은 주가가 한동안 더 유리할 수 있지요.
한국 증시에서 수십 년 동안 이런 상황들을 투자자들이 학습하였고, 관련한 연구들도 제법 많다 보니 오너 또는 회장의 별세 소식에 투자자들은 죽음이라는 어두운 소식을 호재로 해석하면서 매수세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 루머일 경우에는 후유증이 남아.
과거에 비해 회장 또는 오너의 별세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투자자들을 이용하려는 듯 루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루머로 그칠 때에는 주가 급등락으로 속에 후유증이 제법 크게 남을 수 있단 점입니다.
이번의 정몽구 회장 위독설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빠르게 “사실무근”임을 공시한 것은 루머로 인한 주가 변동성 폭발이 투자자들에게 남길 수 있는 후유증을 미리 막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어둠의 호재’인 대주주 또는 오너의 별세 관련 이슈들은 어쩌면 초고령사회로 들어가는 한국에서 자주 접하게 될 증시 현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루머와 사실을 구분하는 방법을 세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 이유는 현대 의학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있기에, 대주주의 건강 상태가 진짜 위독하더라도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사망이 아닌 살아있음인 상태로 말이죠)
2024년 6월 1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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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건강 위독설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지난주 현대모비스를 보고)
지난주 정몽구 회장의 건강 위독설 관련 지라시가 시장에 돌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크게 움직였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바로 해당 풍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공시를 내놓으면서 관련 루머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대주주 또는 오너의 건강 위독설에 해당 기업과 계열사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사주의 사망은 ‘어둠의 호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말이죠.
(※ 오늘 증시토크는 특정 종목에 대한 매매의견이 아님을 공지드립니다.)
■ 투자자들의 학습효과 : 삼성전자 및 그 외 다수
4년 전이었지요. 2020년 10월 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후 주식시장에는 흥미로운 현상이 발생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이후 6년의 투병 기간을 보내고 2020년 10월 25일에 별세하였습니다.
(※ 그 6년의 세월 동안 여러 루머들이 한해에 한두 개씩 등장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2020년 10월 말 이건희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의 주가는 급등 양상이 나타납니다. 경영승계 중심에 있었던 삼성물산은 10월 26일부터 급등하면서 석 달 동안 거의 50% 상승하였고, 삼성전자와 그 외 종목들도 꾸준히 상승하면서 50%~10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수개월 만에 만들었습니다. 2020년 동학개미 운동의 유동성은 삼성그룹주로 몰리면서 그 폭발력은 더욱 거세어졌습니다.
불과 4년 전에 이런 학습효과가 있었고 2019년에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별세 때에 한진그룹 사례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상장사 중 상당수가 총수 또는 회장이 별세한 후에는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사례가 한국 증시에서는 부지기수입니다.
[ 지난주 정몽구 회장 위독설에 주가가 급등했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
■ 오너의 별세 : 경영승계의 강제 종료 및 상속의 시작을 의미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 원인 중 경영승계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경영승계를 위해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여러 가지 회사 정책들은 한국 증시를 디스카운트 되게 만들었지요. 기업분할 후 상장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경영 2세, 3세의 회사에 일감 몰아주는 일들도 많았고, 여러 가지 금융 기술이 복합적으로 사용되면서 상장사들은 이상하리만치 주가가 오르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의 경우 이상하리만치 재무제표가 보수적인 회계가 적용되거나, 아무리 실적이 좋고 여러 가지 밸류에이션이 좋다하더라도 주가가 올라가지 않는 사례들이 왕왕 있었습니다.
마치 “주가가 올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는걸?”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주가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사례도 많았었지요.
경영승계 관점에서 보자면, 핵심 계열사 및 경영승계를 할 회사들의 주가는 적당히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영 2세, 3세에게 주식을 증여하거나 내 자녀가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하여 지분을 늘리려 할 때 주가가 높은 것보다는 낮을 때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기업오너 또는 회장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바로 상속 절차로 들어가게 됩니다.
즉, 강제 경영승계가 완료되는 것이지요. 이때부터는 굳이 주가가 낮을 필요는 없습니다.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라도 혹은 주식을 담보로 무언가를 꾀하기 위해서라도 낮은 주가보다는 높은 주가가 한동안 더 유리할 수 있지요.
한국 증시에서 수십 년 동안 이런 상황들을 투자자들이 학습하였고, 관련한 연구들도 제법 많다 보니 오너 또는 회장의 별세 소식에 투자자들은 죽음이라는 어두운 소식을 호재로 해석하면서 매수세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 루머일 경우에는 후유증이 남아.
과거에 비해 회장 또는 오너의 별세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투자자들을 이용하려는 듯 루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루머로 그칠 때에는 주가 급등락으로 속에 후유증이 제법 크게 남을 수 있단 점입니다.
이번의 정몽구 회장 위독설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빠르게 “사실무근”임을 공시한 것은 루머로 인한 주가 변동성 폭발이 투자자들에게 남길 수 있는 후유증을 미리 막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어둠의 호재’인 대주주 또는 오너의 별세 관련 이슈들은 어쩌면 초고령사회로 들어가는 한국에서 자주 접하게 될 증시 현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루머와 사실을 구분하는 방법을 세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 이유는 현대 의학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있기에, 대주주의 건강 상태가 진짜 위독하더라도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사망이 아닌 살아있음인 상태로 말이죠)
2024년 6월 1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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