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의 행보가 수상해질 때가 되었다.

lovefund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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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의 행보가 수상해질 때가 되었다.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을 떠올려 보시면 저절로 ‘매도’라는 단어만 떠오르실 것입니다. 2020년 동학 개미 운동 이후 외국인은 개인의 초강력 매수 속에 행복(?)하게 반강제적인 매도를 당하였지요. 그리고 연기금 수급은 2020년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에서 초강력 매도로 일관해 왔다가 올해 들어 그 강도가 약해졌지만 그래도 순매도 기조를 이어왔습니다.

거의 햇수로 3년여 눈엣가시 같았던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 이제는 흥미롭게 관찰할 때가 되었습니다.



▶ 외국인과 연기금, 그들은 왜 팔았을까? 


[ 2020년 이후 외국인과 연기금의 코스피+코스닥 누적 순 매매 추이 ]


2020년 이후 최근까지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은 순매도로 일관하였습니다.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 합산하여 외국인은 2020년 연초 이후 최근까지 –67조 원에 이르는 순매도를 기록하였고 연기금은 –28조 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도하였습니다. 왜 이렇게 그들은 매도하였던 것일까요?


일단 외국인의 경우 2020년 초반에는 코로나 팬데믹을 피하고자 도망가듯 매도하였습니다만, 그해 중반부터는 개인의 공격적인 매수가 꾸준히 들어오다 보니 걸어놓으니 그냥 매도되는 어쩌면 행복한(?) 차익실현 매도를 하여 왔던 것입니다. 당시 증시 주도권을 개인투자자가 확보하긴 하였습니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다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높은 가격에서는 쫓아가듯 매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기도 하였는데 지금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는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투자자로서는 추세적인 환차손 가능성에 매수해야 할 명분이 약해졌지요.


두 번째로 연기금 수급은 국내 주요 연기금 수급에 더하여 2018년부터는 국가(우정사업본부)가 더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연기금 수급에서 절대적인 존재는 국민연금입니다. 다른 연기금은 상대적으로 귀염둥이 수준이고, 우정사업본부는 차익매매만 하기에 큰 영향력은 없습니다. 즉 국민연금 수급이 그대로 연기금 추세를 만든다 할 수 있지요.

연기금 수급은 철저히 자산 배분 전략에 의해 운용됩니다. 매해 세워두는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에 비해 주식 비중이 높아지면 매도하고, 낮아지면 매수하면서 리밸런싱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2020년 하반기 이후 증시가 폭등하면서 국민연금 내 국내 주식은 매우 증가하였고 자연스럽게 비중을 낮추기 위해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였던 것이죠. 급기야 2021년 상반기 주가지수가 3,000p를 넘어 3,300p에 이르자 댐이 무너져 봇물 터지듯 하루에 수천억 원씩의 연기금 매도가 쏟아졌습니다. 

(※ 작년과 재작년 증시 토크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자주 예상해 드렸는데, 실제 매물이 쏟아지고 말았지요)


즉, 외국인과 연기금 모두 나름의 매도해야 하는 핑곗거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 이젠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 방향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다.


첫 번째로. 연기금 수급을 살펴보겠습니다.

연기금 수급의 경우 올해에도 코스피+코스닥 합산 -1조 3천억 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였습니다. 참으로 끈질긴 매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작년 2021년 1월 어느 날 단 두 거래일 만에 –1조 4천억 원 넘게 순매도하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올해 연기금의 매도는 진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오히려 필자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현황을 추정하였을 때, 주가지수 2,200p 기준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 14% 수준으로 17조 원 이상 국내 주식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참고 : 올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 16.3%, 2023년 목표치는 15.8%로 낮아집니다.)

내년 국내 주식 비중이 0.5%P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3조 원 이상 부족한 상태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어찌해야 할까요? 

증시가 급반등해서 자연스럽게 비중을 맞추어주거나 혹은 사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9월 말까지 연기금 수급은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비중을 어느 정도는 맞추어야 할 텐데 말이죠. 물론 전략적/전술적 버퍼 ±3%가 있긴 합니다만 어느 정도 맞춰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4분기 들어 겨울이 다가올수록 연기금 수급은 몰아서 사들일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마치 연말에 길거리에 보도블록 공사 몰아서 예산 쏟아붓는 것처럼 말입니다.


두 번째로, 외국인 수급의 경우는 물극필반이라는 단어를 떠올려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극에 이르면 모든 것은 반대로 돌아서기 마련이지요. 외국인의 꾸준한 매도는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합산 시총 보유 비중 27% 선까지 낮아지게 했습니다. 2000년 연초, 2008년 연말, 2015~6년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였었습니다. 

때마침 우연이라고 해야 할까요? 달러 가격은 2000년 초반, 2008년처럼 매우 높은 고환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400원을 넘어 1,500원을 기록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원화 가치 급락으로 인하여 이미 외국인 관점에서는 달러 기준 코스피 지수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외국인 비중은 낮아졌는데, 달러 기준으로는 코스피 지수가 반토막으로 파격 할인하고 있다면 작은 계기가 마련되었을 때 외국인은 매도보다는 매수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겠지요?



▶ 10월 초, 외국인과 연기금 작은 순매수를 기록하는데.


10월이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는 않았습니다. 3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2천억 원 정도 순매수 그리고 연기금은 900억 원 정도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하루 만에 뒤집힐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순매수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제 외국인과 연기금 수급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의 수급이 최근 3년째 보여주었던 행보와 다른 행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지요.


물론 대외적인 변수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변수이긴 합니다.

다만, 외생변수가 안정적이라 한다면 확실히 이 두 수급 주체의 흐름은 변할 때가 되었습니다.

만약 외국인이 다시 들어온다면 인덱스 지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기계적인 매수를 하고 있을 것이고, 연기금은 급하지 않더라도 증시 하방을 견고히 해주는 효과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기다릴까요?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변할 때가 되었습니다.


2022년 10월 6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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