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식시장 반응은 무덤덤했을까?
3년 2개월여 만에 한국은행은 긴축에서 완화로 방향을 틀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였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당연시되어서일까요? 시장은 오히려 무덤덤하였습니다. 경제 교과서에 나온 관점으로 보자면 금리인하는 증시에 호재여야 할 터인데 주식시장은 바로 반응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시차에 있다 하겠습니다.
■ 3년 2개월 만에 긴축에서 완화로 노선 전환한 한국은행
2020년 코로나 위기 당시, 전 세계가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사용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서 한국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였고, 미국은 2022년 3월부터 매우 강력하게 금리 인상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미국 연준은 50bp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금융정책을 본격적으로 완화하였고, 뒤이어 오늘, 한국은행이 25bp 기준금리를 인하하였습니다.
한국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3년 2개월 전 시작된 긴축 정책이 완화적 정책으로 바뀐 것이지요.
그런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시장은 무덤덤하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오히려 완만한 하락을 만들었지요. 경제 교과서에서는 금리와 주식시장은 역의 관계가 있어서 금리가 하락하면 주식시장에는 좋고,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에는 나쁘다고 나와 있습니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도 시장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에 반영되기 위한 시차 : 3개월~6개월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현실적으로 바로 경제와 금융시장에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자금이 움직이는데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공통으로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 오늘 필자의 친척 중에는 예금만기가 되어 이 돈을 어찌해야 할까 고심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고민하다가 일단 예금에 새로 가입하더군요. 그분으로서는 예금금리가 낮아지긴 하였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예금금리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회사들의 자금 관리 측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결정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돈의 흐름이 기준금리 인하에 맞추어 바로 반응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임계치를 넘어가면 둑이 무너진 것처럼 새로운 곳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됩니다.
금리인하가 진행되고 그 효과가 주식시장에 나타나는 데에는 대략 3개월~6개월의 시차가 나타납니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코스피 지수 그리고 6개월 시차를 둔 코스피 지수의 장기 추이 ]
[ 자료 참조 : 한국은행, KRX ]
위의 도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코스피 지수(짙은 실선) 그리고 6개월 시차를 두고 재설정한 코스피 지수(연한 실선)를 함께 표시한 자료입니다. 대략적이지만 6개월 시차를 둔 코스피 지수가 기준금리 변화에 조금 더 정확하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상관계수를 계산하여 보면 시차보정하지 않은 경우 코스피 지수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간의 상관계수는 –0.68, 3개월 시차보정하였을 때 –0.72 그리고 6개월 시차보정하였으면 –0.75로 역의 관계가 심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단, 상관계수는 계산 방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금리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이런 추세가 주가지수에 반영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 시차 구간이 회색지대이긴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필요한 시차 구간은 마치 회색지대와도 같습니다. 이 영역에서 주식시장 사계절 중 겨울이라 할 수 있는 역실적 장세가 발생하기도 하면서 과거 약세장 때에는 폭락 장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선례가 있다보니 금리인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이 있습니다. 한편 2010년대 초중반처럼 증시에 먼저 반영되고 금리인하 때는 되려 주식시장이 조용히 지나갔던 경우들도 왕왕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향후 3개월~6개월은 금리인하가 증시에 반영되기 위한 회색지대와도 같다고 보입니다. 마치, 전철을 타고 이동하다 보면 전력 교체 구간에서 잠시 전기 없이 열차가 움직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회색 영역이 이어지는 기간 동안 주식시장은 큰 충격 없이 지나갈까요? 그 몇 개월이 힘들 수도 있고, 애매하게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간을 벗어나고 나면 주식시장은 시나브로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이클은 어떤 그림을 만들게 될까요?
2024년 10월 1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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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식시장 반응은 무덤덤했을까?
3년 2개월여 만에 한국은행은 긴축에서 완화로 방향을 틀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였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당연시되어서일까요? 시장은 오히려 무덤덤하였습니다. 경제 교과서에 나온 관점으로 보자면 금리인하는 증시에 호재여야 할 터인데 주식시장은 바로 반응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시차에 있다 하겠습니다.
■ 3년 2개월 만에 긴축에서 완화로 노선 전환한 한국은행
2020년 코로나 위기 당시, 전 세계가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사용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서 한국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였고, 미국은 2022년 3월부터 매우 강력하게 금리 인상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미국 연준은 50bp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금융정책을 본격적으로 완화하였고, 뒤이어 오늘, 한국은행이 25bp 기준금리를 인하하였습니다.
한국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3년 2개월 전 시작된 긴축 정책이 완화적 정책으로 바뀐 것이지요.
그런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시장은 무덤덤하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오히려 완만한 하락을 만들었지요. 경제 교과서에서는 금리와 주식시장은 역의 관계가 있어서 금리가 하락하면 주식시장에는 좋고,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에는 나쁘다고 나와 있습니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도 시장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에 반영되기 위한 시차 : 3개월~6개월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현실적으로 바로 경제와 금융시장에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자금이 움직이는데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공통으로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 오늘 필자의 친척 중에는 예금만기가 되어 이 돈을 어찌해야 할까 고심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고민하다가 일단 예금에 새로 가입하더군요. 그분으로서는 예금금리가 낮아지긴 하였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예금금리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회사들의 자금 관리 측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결정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돈의 흐름이 기준금리 인하에 맞추어 바로 반응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임계치를 넘어가면 둑이 무너진 것처럼 새로운 곳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됩니다.
금리인하가 진행되고 그 효과가 주식시장에 나타나는 데에는 대략 3개월~6개월의 시차가 나타납니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코스피 지수 그리고 6개월 시차를 둔 코스피 지수의 장기 추이 ]
[ 자료 참조 : 한국은행, KRX ]
위의 도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코스피 지수(짙은 실선) 그리고 6개월 시차를 두고 재설정한 코스피 지수(연한 실선)를 함께 표시한 자료입니다. 대략적이지만 6개월 시차를 둔 코스피 지수가 기준금리 변화에 조금 더 정확하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상관계수를 계산하여 보면 시차보정하지 않은 경우 코스피 지수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간의 상관계수는 –0.68, 3개월 시차보정하였을 때 –0.72 그리고 6개월 시차보정하였으면 –0.75로 역의 관계가 심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단, 상관계수는 계산 방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금리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이런 추세가 주가지수에 반영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 시차 구간이 회색지대이긴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필요한 시차 구간은 마치 회색지대와도 같습니다. 이 영역에서 주식시장 사계절 중 겨울이라 할 수 있는 역실적 장세가 발생하기도 하면서 과거 약세장 때에는 폭락 장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선례가 있다보니 금리인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이 있습니다. 한편 2010년대 초중반처럼 증시에 먼저 반영되고 금리인하 때는 되려 주식시장이 조용히 지나갔던 경우들도 왕왕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향후 3개월~6개월은 금리인하가 증시에 반영되기 위한 회색지대와도 같다고 보입니다. 마치, 전철을 타고 이동하다 보면 전력 교체 구간에서 잠시 전기 없이 열차가 움직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한편 단기적으로는 회색 영역이 이어지는 기간 동안 주식시장은 큰 충격 없이 지나갈까요? 그 몇 개월이 힘들 수도 있고, 애매하게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간을 벗어나고 나면 주식시장은 시나브로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이클은 어떤 그림을 만들게 될까요?
2024년 10월 1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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