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찾아온 블랙데이 : 다시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요구하는데
지난 8월 초 블랙프라이데이, 블랙먼데이가 있은 지 한 달여만인 오늘, 주식시장은 검은수요일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리세션에 대한 우려 그리고 BOJ의 금리 인상 시사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증시를 위축시키면서 전일 미국 증시 급락과 더불어 한국 증시도 크게 하락시키고 말았습니다.
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블랙데이는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요구하고 있는 지금, 주식시장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 검은수요일 : 다시 돌아온 엔캐리트레이드와 R의 공포
8월 초 증시 급락 이후에 이어진 V자 패턴은 낙폭을 대부분 회복시켰습니다. 그리고 이후 8월 증시는 마치 접착제로 붙여놓은 듯 주가지수 2,700p에서 좁은 횡보를 이어갔습니다. 투자자들이 그나마 마음을 놓으려던 즈음, 시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수요일 한국 증시를 검게 물들이고 말았습니다.
증시 급락의 명분은 한 달 전 8월 초와 매우 비슷합니다.
일본은행이 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8월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치(47.5)를 소폭 밑돈 47.2를 기록하면서 리세션에 대한 공포가 발생한 것이지요. 발표된 시간차를 보자면 BOJ의 추가 금리 인상 시사가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면, ISM 제조업지수는 옛 별명 네이팜처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고 말았습니다.
8월 초 증시 급락 때도 거의 비슷한 명분으로 인하여 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말았었습니다.
[ 오늘 검은수요일 낙폭은 2023년 이후 3번째로 큰 하락률이었다. ]
■ 바닥 다지는 과정을 염두에 두었더라도, 날카로운 변동성은 불편하다.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 이후 증시 토크를 통해, 2024년 8월 초 급락을 과거 2011년 8월 급락장에 빗대어 설명해 드린 바 있습니다. 2011년 8월 급락장 이후 주식시장은 단숨에 회복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한두 달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2024년 8월 초 급락장 또한 2011년과 마찬가지로 단숨에 시장이 다시 상승 흐름을 찾아가기보다도, 여러 차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충격 흡수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 증시 측면에 보자면 8월 초 증시 급락으로 저평가 영역에 깊숙이 들어간 주식시장은 트램펄린 효과를 만들 개연성이 컸지만, 금투세 이슈 등 국내 주식시장 재료들이 우호적이지 않다 보니 증시 체력이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등락 속에 바닥을 다지면서 체력을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증시 토크 애독자분들 중에도 이러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오늘처럼 제법 깊은 하락과 변동성이 발생하게 되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8월 하락 수준인 코스피 2,400p 붕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코스닥 지수는 700p를 깨고 600p 중반까지 밀려 내려가는 것은 아닌지 중소형주들은 더 큰 낙폭을 만들면서 또 다른 신저점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 작은 위안 : 8월 블랙데이에 비해 자비 없는 급락은 아니었다.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만, 오늘 검은수요일은 한 달 전 8월 2일 블랙프라이데이나 8월 5일 블랙먼데이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가장 큰 현상은 갭 하락에 따른 영향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장중 무자비한 급락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두 번의 블랙데이 때에는 장중 내내 기계적인 매도가 쏟아지면서 마치 자로 그은 듯 주식시장은 우하향하면서 급락하였습니다. 이에 반하여 오늘 9월 4일 검은수요일에서는 간헐적으로 반등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8월 초와 달리 기계적인 매도가 적었던 것은 아닌가 추정됩니다.
그리고 8월 급락장과 비슷한 재료로 오늘 시장이 하락했다는 점은 불편하지만, 악재로서의 신선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되, 과도한 리스크 테이킹도 경계해야.
종합하여 생각해 보자면, 이번 급락장이 조금 더 이어지고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 변동성 기세가 8월 초 급락장 때보다는 무딜 수 있다고 보입니다.
그래도 조정은 조정이다 보니 공포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공포 심리는 오히려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과도한 공포는 조정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트램펄린 효과와 좋은 종목을 싸게 살 기회를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현재 포지션이 너무 과도한 레버리지와 주식 100%로 되어있다면 이 또한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일시적인 추가 급락이 발생하였을 때, 견디지 못하고 투자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8월 초 급락장 이후 신용융자가 단 하루 만에 사상 최대폭인 1조 3천억 원 이상 감소하였던 상황을 떠올려 본다면, 그즈음 시장을 피동적으로 떠나야 했던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9월 검은 수요일을 보내면서, 과도한 공포와 과도한 리스크 테이킹 모두를 경계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키가 아닐지 싶습니다.
2024년 9월 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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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 블랙프라이데이, 블랙먼데이가 있은 지 한 달여만인 오늘, 주식시장은 검은수요일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리세션에 대한 우려 그리고 BOJ의 금리 인상 시사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증시를 위축시키면서 전일 미국 증시 급락과 더불어 한국 증시도 크게 하락시키고 말았습니다.
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블랙데이는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요구하고 있는 지금, 주식시장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 검은수요일 : 다시 돌아온 엔캐리트레이드와 R의 공포
8월 초 증시 급락 이후에 이어진 V자 패턴은 낙폭을 대부분 회복시켰습니다. 그리고 이후 8월 증시는 마치 접착제로 붙여놓은 듯 주가지수 2,700p에서 좁은 횡보를 이어갔습니다. 투자자들이 그나마 마음을 놓으려던 즈음, 시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와 경기 침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수요일 한국 증시를 검게 물들이고 말았습니다.
증시 급락의 명분은 한 달 전 8월 초와 매우 비슷합니다.
일본은행이 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를 키웠고, 8월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치(47.5)를 소폭 밑돈 47.2를 기록하면서 리세션에 대한 공포가 발생한 것이지요. 발표된 시간차를 보자면 BOJ의 추가 금리 인상 시사가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면, ISM 제조업지수는 옛 별명 네이팜처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고 말았습니다.
8월 초 증시 급락 때도 거의 비슷한 명분으로 인하여 시장은 크게 흔들리고 말았었습니다.
[ 오늘 검은수요일 낙폭은 2023년 이후 3번째로 큰 하락률이었다. ]
■ 바닥 다지는 과정을 염두에 두었더라도, 날카로운 변동성은 불편하다.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 이후 증시 토크를 통해, 2024년 8월 초 급락을 과거 2011년 8월 급락장에 빗대어 설명해 드린 바 있습니다. 2011년 8월 급락장 이후 주식시장은 단숨에 회복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한두 달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2024년 8월 초 급락장 또한 2011년과 마찬가지로 단숨에 시장이 다시 상승 흐름을 찾아가기보다도, 여러 차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충격 흡수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 증시 측면에 보자면 8월 초 증시 급락으로 저평가 영역에 깊숙이 들어간 주식시장은 트램펄린 효과를 만들 개연성이 컸지만, 금투세 이슈 등 국내 주식시장 재료들이 우호적이지 않다 보니 증시 체력이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등락 속에 바닥을 다지면서 체력을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증시 토크 애독자분들 중에도 이러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오늘처럼 제법 깊은 하락과 변동성이 발생하게 되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8월 하락 수준인 코스피 2,400p 붕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코스닥 지수는 700p를 깨고 600p 중반까지 밀려 내려가는 것은 아닌지 중소형주들은 더 큰 낙폭을 만들면서 또 다른 신저점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 작은 위안 : 8월 블랙데이에 비해 자비 없는 급락은 아니었다.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만, 오늘 검은수요일은 한 달 전 8월 2일 블랙프라이데이나 8월 5일 블랙먼데이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가장 큰 현상은 갭 하락에 따른 영향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장중 무자비한 급락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두 번의 블랙데이 때에는 장중 내내 기계적인 매도가 쏟아지면서 마치 자로 그은 듯 주식시장은 우하향하면서 급락하였습니다. 이에 반하여 오늘 9월 4일 검은수요일에서는 간헐적으로 반등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8월 초와 달리 기계적인 매도가 적었던 것은 아닌가 추정됩니다.
그리고 8월 급락장과 비슷한 재료로 오늘 시장이 하락했다는 점은 불편하지만, 악재로서의 신선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되, 과도한 리스크 테이킹도 경계해야.
종합하여 생각해 보자면, 이번 급락장이 조금 더 이어지고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 변동성 기세가 8월 초 급락장 때보다는 무딜 수 있다고 보입니다.
그래도 조정은 조정이다 보니 공포심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공포 심리는 오히려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과도한 공포는 조정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트램펄린 효과와 좋은 종목을 싸게 살 기회를 보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현재 포지션이 너무 과도한 레버리지와 주식 100%로 되어있다면 이 또한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일시적인 추가 급락이 발생하였을 때, 견디지 못하고 투자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8월 초 급락장 이후 신용융자가 단 하루 만에 사상 최대폭인 1조 3천억 원 이상 감소하였던 상황을 떠올려 본다면, 그즈음 시장을 피동적으로 떠나야 했던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9월 검은 수요일을 보내면서, 과도한 공포와 과도한 리스크 테이킹 모두를 경계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키가 아닐지 싶습니다.
2024년 9월 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 미르앤리투자자문 대표 / CIIA /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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